지난 1994년 작은 시골 지방자치단체인 남해군에서는 얼마 되지 않는 예산에도 불구하고 불요불급한 계도지 구매명목으로 예산을 낭비와 공무원과 언론의 부적절한 유착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판단 기자실을 폐쇄하는 조처를 단행했다.
당시, 기자실을 폐쇄하자 전 언론에서는 시골 군수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비난과 함께 당시 군수를 독재군수로 몰아가면서 까지 비판을 하였다.
하지만 상황은 바뀌어 갔다. 기자실 폐쇄에 대한 진정성을 이해하고 청렴한 행정을 구현하고자 하는 진심이 통했는지 점차 군정은 깨끗해지고 권언유착의 고리가 끊어지게 되었다. 결국 진심은 통했다. 많은 자치단체들이 기자실을 폐쇄하고 브리핑 룸으로 전환했다.
또한, 지난 2008년 3월 경기도 부천시청 브리핑 룸에서 한 지역 신문의 A기자가 시청 출입기자들에게 똥물을 뿌린 사건이 있었다.
사건의 발단은‘2008 총선 부천 시민연대' 출범 기자회견이 열린 날이었고 질문을 던진 A 기자의 발언을 두고 부천시 기자단의 한 기자가 "상관없는 질문은 하지 말라"며 방해하고 나섰다. A 기자가 "왜 질문에 답할 상대도 아닌 기자가 나의 질문을 제지하느냐"고 따지자 기자단의 또 다른 기자가 A기자를 끌어냈다.
한마디로 기자단에 가입 되지도 않은 기자가 쓸데없는 질문을 왜 하느냐는 것, 잠시 후 A기자는 1.5리터 페트병에 똥물을 담아와 자신을 공격하는 기자들에게 내용물을 뿌렸다.
이 자리에서 A기자는‘부천 지역 언론의 실상’을 폭로해 전국의 뉴스거리로 등장하며 화제를 모았다.
또한 지난해 12월 경남 통영지역 언론인들이 모여‘통영시 브리핑 룸 정상화를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특정 기자들이 시민의 세금을 낭비하고 있으니 기자실로 변질된 브리핑 룸을 정상화 시켜야 한다며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은 성명서에서 시청‘브리핑 룸’은 사실상 일부 일간지와 방송기자 그리고 통신사 기자들이 상주하는 등 변질 되어 시민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 아니라 폐쇄적인 기능만 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혈세인 통영시 예산을 지원받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 우리 구미지역에서도 위와 유사한 일이 최근 발생 구미시직장협의회에서는 현재 기자실의 문제에 대해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먼저 필자는 구미시 기자실의 폐쇄조치에 환영의 뜻을 전한다. 현재 우리사회는 급속도로 발전하는 IT강국으로 ‘언제, 어디서든지 E-mail과 팩스 수신을 통해 문서를 주고받고 있는 현실’에 과연 시청 기자실은 누구를 위한 기자실인지 묻고 싶다.
최근 구미시기자실에서 112순찰대가 출동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는 자칫 앞에서 언급한 타 시도와 같이 어느 한 특정언론의 중심으로 세력화로 변질 될 수 도 있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구미시도 이제 시대 흐름에 맞게 과감하게 기자실을 폐쇄하고 ‘브리핑 룸’을 만들어 각 기관과 각 부서에서는 정기적인 브리핑을 통해 시책이나 시정의 정보를 원하는 언론사에게 언제든지 개방 할 수 있도록 브리핑 룸 운영에 관한 규정(안)을 시급히 만들어야 할 것이다.
최근 이웃도시인 경남 통영시에서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언론사가 다툼으로 인해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는 최초로‘브리핑 룸 운영에 관한 규정’을 마련하기로 해 주목을 받고 있다.
통영시는 정부 부서에서 시행하고 있는 브리핑 룸 운영에 관한 내용을 벤치마킹해 지역 실정에 맞게 초안한‘통영시 기자실 및 브리핑 룸 운영에 관한 규정(안)을 제시하고 방송, 일간, 지역신문, 인터넷기자들에게 취지를 설명하고 의견을 구했다.
이 규정안에 따르면 최근 지역 언론사 대표 5명이 기자회견을 갖고 통영시청 브리핑 룸이 변질돼, 정보를 왜곡하고 특권화 해 시민들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브리핑 룸 본래의 기능을 회복시키라고 촉구한 것을 받아 들여 브리핑 룸이 당초 목적대로 사용하도록 규정했다.
‘브리핑 룸’은 브리핑을 원하는 사람에게 언제든지 개방 할 수 있도록 규정 안이 마련 됐으며 특히 취재 지원을 위해 각 부서의 장이 월1회 이상 정례브리핑을 하도록 한 조항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시 출입기자들의 송고 편의를 위해 기자실을 설치하되 수익자 부담 원칙에 의거 전기료, 전화요금 등 공공요금은 말할 것도 없고 신문구독료, 단말기사용료, 복사용지비, 기구, 비품 사용료, 심지어는 먹는 물까지도 기자실을 이용하는 기자 개인이 부담 하도록 규정해 혈세 낭비의 논란을 원천적으로 차단 시켰다.
경남 통영시 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며‘통영시 기자실 및 브리핑 룸 운영에 관한 규정(안)’에 통영시 출입기자들은 통영시가 초안한 규정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원칙이 있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필자와 필자의 소속기자, 현장중심의 취재를 하는 일부기자들은 ‘브리핑 룸’신설과 기존의 기자실이든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현장 취재의 중심에 서있는 유능한 기자들은 정부나 자치단체에서 브리핑을 통해 중요한 정보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구미시 관계자는‘기자실도 아닌 기자 휴게실’을 하루속히 철폐하고 세계 속의 명품도시에 걸 맞는‘브리핑’을 통해 중요한 정보를 기자들에게 풀어놓는 일이다. 브리핑 룸에서 정보가 넘칠 때,‘기자실에 기자들은 죽치고 앉아 담합 기사를 쓰는’ 기자는 절로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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